6년 전, 포스팅 실패 아픔을 딛고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성공한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시범경기 성적은 “완벽하다”고 해도 ‘오버’가 아니다. 김광현은 총 4경기에서 8이닝 동안 5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마이크 쉴트 감독의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한 미국 스포츠 매체는 김광현을 내년 개막전 ‘깜짝’ 선발 카드로 꼽기도 했다. 실현 여부를 떠나 세인트루이스가 김광현에 거는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이 김광현의 발목을 잡았다.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시즌 개막이 미뤄지면서 부상으로 이탈했던 기존 5선발 마일스 마이콜라스의 복귀가 가능해진 것. 5선발을 목표로 했던 김광현은 빅리그 데뷔전을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치를 공산이 높아졌지만, 그렇다고 소속팀의 기대치까지 낮아진 건 아니다. 세인트루이스가 기대하는 2가지만 보여준다면 아직 5선발의 가능성은 열려있다. 바로 ‘꾸준함’과 ‘탈삼진 능력’이다.
김광현은 KBO 리그 12년 내내 두 자릿수 이상의 선발 출전 수를 기록했다. 뇌출혈 부상 여파가 가시지 않았던 2011년에도 김광현은 14경기에 선발 출장해 4승 6패 평균자책점(ERA) 4.84의 성적을 거뒀다. 매년 조금씩 늘어난 선발 출장 수는 2015년(29경기)을 기점으로 점점 떨어지는 듯하다가 제2의 전성기를 알 린 2019년 정점(30경기)을 찍었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이 KBO에서 보여준 ‘꾸준함’을 MLB에서도 보여줄 것으로 믿고 있다.
탈삼진 능력도 세인트루이스가 눈여겨보고 있는 부분이다. 특히 최고 구속이 140㎞ 후반까지 형성되는 ‘고속 슬라이더’는 변화구 대처 능력이 좋은 MLB 타자들에게도 쉽지 않다는 평가다. 150㎞를 상회하는 직구와 110㎞대의 커브, 슬라이더의 배합이라면 강타자가 즐비한 MLB에서도 어렵지 않게 방망이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광현은 시범경기 8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솎아냈다. 볼넷 대비 삼진(K/BB) 비율은 11에 달한다.
김광현은 최근 SNS에 “나한테만 불행한 것만 같은 시기. 이 또한 지나가리라, 수 없이 되뇌어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글을 올리며 코로나19로 빅리그 선발 데뷔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시범경기에서 스스로 증명했듯, 몸은 준비됐다. 이제 가다듬어야 할 것은 마음이다. 지금 김광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평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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